지혜인가 낭비인가
2021년 2월 19일(금)
| 누가복음16:1-13 | |
1 | 또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어떤 부자에게 청지기가 있는데 그가 주인의 소유를 낭비한다는 말이 그 주인에게 들린지라 |
2 | 주인이 그를 불러 이르되 내가 네게 대하여 들은 이 말이 어찌 됨이냐 네가 보던 일을 셈하라 청지기 직무를 계속하지 못하리라 하니 |
3 | 청지기가 속으로 이르되 주인이 내 직분을 빼앗으니 내가 무엇을 할까 땅을 파자니 힘이 없고 빌어 먹자니 부끄럽구나 |
4 | 내가 할 일을 알았도다 이렇게 하면 직분을 빼앗긴 후에 사람들이 나를 자기 집으로 영접하리라 하고 |
5 | 주인에게 빚진 자를 일일이 불러다가 먼저 온 자에게 이르되 네가 내 주인에게 얼마나 빚졌느냐 |
6 | 말하되 기름 백 말이니이다 이르되 여기 네 증서를 가지고 빨리 앉아 오십이라 쓰라 하고 |
7 | 또 다른 이에게 이르되 너는 얼마나 빚졌느냐 이르되 밀 백 석이니이다 이르되 여기 네 증서를 가지고 팔십이라 쓰라 하였는지라 |
8 | 주인이 이 옳지 않은 청지기가 일을 지혜 있게 하였으므로 칭찬하였으니 이 세대의 아들들이 자기 시대에 있어서는 빛의 아들들보다 더 지혜로움이니라 |
9 |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 그리하면 그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주할 처소로 영접하리라 |
10 |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는 큰 것에도 충성되고 지극히 작은 것에 불의한 자는 큰 것에도 불의하니라 |
11 | 너희가 만일 불의한 재물에도 충성하지 아니하면 누가 참된 것으로 너희에게 맡기겠느냐 |
12 | 너희가 만일 남의 것에 충성하지 아니하면 누가 너희의 것을 너희에게 주겠느냐 |
13 | 집 하인이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나니 혹 이를 미워하고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고 저를 경히 여길 것임이니라 너희는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길 수 없느니라 |
어떤 부자에게 청지기가 한 명 있었습니다. 그 청지기는 부자가 거느리고 있던 하인들중에 가장 신뢰할 만한 사람이었기에 자기의 모든 재산의 관리를 그에게 맡겼던 것입니다. 하지만 들리는 소문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 청지기가 자기의 소유를 낭비한다는 말이었습니다. 주인은 그를 불러 단단히 경고했습니다. “네가 이제까지 하던 일들을 장부를 일일이 대조해 가면서 꼼꼼하게 살펴볼거야! 너 그 청지기 일을 못하게 될 줄 알아!” 이 말을 들은 청지기는 앞길이 막막했습니다. 자기가 저지른 잘못이 명백했기 때문입니다.
청지기는 그 때,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자기가 관리하던 그 모든 재물들이 실은 자기의 것이 아니었음을 말입니다. 그리고 그 청지기는 자기 것이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을 하기로 결정합니다. 주인에게 돈을 빌려썼던 사람들의 채무를 탕감해 주기로 한 것입니다. 기름 백 말을 오십 말로, 밀 백석을 팔십석으로 고쳐쓰게 했습니다. 주인에게 큰 돈을 빌려 쓴 뒤 힘들게 이자를 갚고 있던 채무자들에게는 좋은 소식이었겠지만 주인의 입장에서 보면 분명한 사기 및 공문서 위조의 범죄행위입니다.
그런데 주인의 반응이 우리의 예상과 다릅니다. 자기에게 또 다른 손해를 끼쳤음에도 불구하고 그 청지기가 일을 지혜있게 하였다면서 그를 칭찬합니다. 어찌 된 일일까요? 자기 미래를 준비할 줄 알았던 청지기의 그 비상한 꾀를 칭찬한 겁니다. 당시에 호의를 베푼 사람에게 반드시 은혜를 갚아야 하는 의무가 있었고, 그로인해 청지기는 자기 직분을 빼앗긴 후에, 그 채무자들의 돌봄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청지기가 자기의 미래를 준비해 놓은 것이 지혜였습니다.
이 이상한 비유를 들려주시는 주님의 본심은 무엇일까요? 이 세상에 속한 사람들도 이처럼 주인이 셈하기 전에 자기 미래를 준비할 줄 안다. 하물며 너희는 어떠해야 하느냐? 종말의 때가 이르기 전에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를 가져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씀입니다. 종말의 그 날, 주께서 다시 오셔서 청지기인 우리의 삶을 셈하실 때 미래에 우리가 살아갈 영생의 거주지를 준비해 두는 것이 지혜입니다. 그런데 이 지혜는 낭비하던 삶에서 돌이킬 때 비로소 얻어집니다.
오늘 본문에서 낭비란, 단순히 돈을 규모없이 헤프게 사용한다는 의미를 넘어 더 깊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앞에 등장했던 돌아온 탕자 이야기를 보면, 여기서의 ‘낭비’가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낭비란, 아버지의 돌봄과 다스림을 떠난 모든 삶을 의미합니다. 아버지의 주권과 통치를 인정하지 않고 내 마음과 뜻대로 살아간 모든 시간은 어떻게 살았던 다 낭비입니다. 이 청지기도 주인의 주권을 무시하고 주인의 통치를 거부했기에, 그가 했던 모든 일은 낭비였습니다. 낭비는 낭패를 낳게 됩니다. 낭비를 일삼았던 사람은 셈하는 종말의 날, 아무것도 없이 슬피울며 이를 갈게 될 것입니다. 낭비했던 사람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오늘 우리의 삶은 어떠합니까? 낭비입니까? 지혜입니까? 아버지의 돌봄과 다스림안에서 살고 계십니까?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하나님의 통치를 받으며 살고 계십니까? 내 인생, 소유, 꿈, 자녀.. 모든 것이 내 것줄 알고 내 마음대로 관리하고 있다면 그 모든 것은 낭비입니다. 나의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인 줄 알고 하나님의 통치를 받으며 살아가는 것이 지혜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미래는 영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도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오직 하나님의 통치가운데 살아감을 통해 낭비가 아니라, 지혜로 살아가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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