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하신 대로 행하니라
“모세와 아론이 여호와께서 자기들에게 명령하신 대로 행하였더라”[출애굽기 7:6]
하나님의 말씀 앞에 선다는 것은 단순히 귀로 듣는 일이 아니라, 존재 전체로 마주 서는 일입니다. 우리는 말씀을 익숙하게 접하지만, 그 말씀을 삶의 기준으로 삼고 실제로 움직이는 일은 여전히 낯설고 어렵습니다. 말씀은 “용서하라” 하시고 “두려워 말라” 하시지만, 우리의 감정과 현실은 그 반대의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말씀 앞에 머뭇거리게 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가 모든 것을 이해한 후에가 아니라, 그분을 신뢰하기에 순종하기를 원하십니다. 이해보다 신뢰, 논리보다 믿음, 결과보다 말씀 앞에 선 자세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순종의 시작입니다.
모세와 아론은 바로 그러한 자리에 섰습니다. 하나님의 명령을 들었지만, 앞에는 강대국 애굽의 왕이 버티고 있었고, 자신들의 나이는 팔십 세와 팔십삼 세, 너무 늦었다고 말해도 이상하지 않을 시점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들을 택하셨고, “내가 너를 바로에게 신같이 되게 하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그들에게 모든 길을 미리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그 말씀대로 한 걸음 내딛을 때, 하나님은 역사하셨습니다. 그리고 성경은 말합니다. “여호와께서 명령하신 대로 그들이 행하였더라.” 이해가 아닌 신뢰로 걷는 순종, 바로 거기서 출애굽의 기적은 시작됩니다.
오늘 우리도 그 말씀 앞에 서 있습니다. 하나님은 지금 이 자리에서도 말씀하고 계십니다. “내가 네게 명령한 바를 따라 행하라.” 그 부르심 앞에서 주저하지 마십시오. 내 삶이 크고 놀라운 무언가를 감당할 수 없어도, 오늘 작고 담담한 순종의 한 걸음이 하나님 나라의 일에 쓰임받을 수 있습니다. 나의 상황이 어떠하든, 하나님은 그 말씀에 반응하는 자를 통해 일하십니다. 말씀을 따라 결단하고, 그 말씀대로 살아내는 삶, 그 한 걸음이 바로 기적의 시작입니다. 오늘, 여러분의 삶 속에서 이 말씀이 다시 살아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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