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끝에 임한 새벽
“밤중에 여호와께서 애굽 땅에서 모든 처음 난 것 곧 왕위에 앉은 바로의 장자로부터 옥에 갇힌 사람의 장자까지와 가축의 처음 난 것을 다 치시매” [출 12:29]
신앙의 여정에는 밤이 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 아무리 기도해도 응답이 들리지 않고, 믿음으로 버티고 있지만 현실은 정체된 채, 오히려 상황은 더 어두워지는 시간. 그런 밤, 우리는 문득 묻습니다. “하나님은 지금 어디에 계시는가?” 이스라엘 백성도 애굽에서 마지막 밤을 그렇게 지났습니다. 아홉 번이나 하나님의 손이 나타났지만, 바로의 마음은 여전히 닫혀 있었고, 구원의 문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밤중, 모든 것이 정지된 그 깊은 어둠의 한가운데서, 하나님은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손을 드셨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정한 때에, 정확하게, 하나님의 구원이 임했습니다.
하나님의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으며, 그분의 일하심은 언제나 섭리 안에 있습니다. 그 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억압하던 애굽의 권세를 무너뜨리셨을 뿐 아니라, 멸시받던 백성들을 존귀한 하나님의 백성으로 회복시키셨습니다. 그들은 은과 금, 의복을 받아들고 애굽을 떠났습니다. 이는 단순한 출발이 아닌, 하나님의 은혜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이었습니다. 하나님의 구원은 단지 벗어남이 아니라, 다시 일어섬이며, 억눌린 존재가 존귀함을 회복하는 깊은 회복의 시간입니다. 그 기다림은 헛되지 않았고, 그 밤은 단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의 문턱이었습니다.
지금도 누군가는 신앙의 밤을 지나고 있을 것입니다. 응답 없는 기도, 고요한 침묵, 메마른 현실 속에서 마음은 점점 지쳐갑니다. 그러나 기억하십시오. 하나님의 새벽은 반드시 옵니다. 해가 동쪽에서 천천히 올라오듯, 하나님의 구원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도 조용히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 침묵은 무관심이 아니라 준비이며, 그 기다림은 방관이 아니라 섭리입니다. 오늘도 그 자리에 머무르십시오. 문설주에 어린 양의 피를 바르고 말씀 앞에 앉아, 믿음으로 새벽을 기다리십시오. 반드시 아침이 옵니다. 그리고 그 아침은 하나님께서 정하신 구원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