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검은불꽃

20250828 [레 10:1-3]
2025-08-28 06:07:30
광주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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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께서 명령하시지 아니하신 다른 불

“나는 나를 가까이 하는 자 중에서 내 거룩함을 나타내겠고, 온 백성 앞에서 내 영광을 나타내리라 하셨느니라”[레 10:3]

 

   레위기 10장은 하나님 앞에 드리는 예배가 얼마나 거룩한 자리인지, 그리고 그 자리를 감당하는 자의 마음이 얼마나 정결해야 하는지를 단호히 보여줍니다. 제사장으로 부름받은 나답과 아비후는 하나님이 명하시지 않은 ‘다른 불’을 향로에 담아 드렸고, 결국 하나님의 불이 그들을 삼켰습니다. 이 사건은 단지 한 시대의 비극이 아니라, 오늘 우리가 드리는 예배와 헌신을 돌아보게 하는 살아 있는 거울입니다.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은 단순히 ‘열심히’가 아니라 반드시 ‘바르게’여야 하며, 그 불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를 늘 물어야 합니다. 하나님이 시작하지 않으신 열심은, 아무리 제사장의 옷을 입고 있어도 그분 앞에 설 수 없습니다.

   본문은 특히 ‘자기 향로’를 강조합니다. 겉으로는 예배 같고, 섬김 같아 보이지만, 중심에는 ‘나를 위한 불’이 타고 있을 수 있습니다.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 자리를 지키고 싶은 욕심, 더 나아가 공동체 안에서 경쟁하고 비교하는 마음은 모두 다른 불이 됩니다. 그 불은 결국 자신을 태우고, 공동체를 무너뜨리며, 하나님 앞에서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한 채 꺼져 버립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붙이신 불, 곧 말씀에서 시작된 거룩의 불은 제단을 살리고, 예배를 살리고, 사람을 새롭게 합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에게 묻고 계십니다. “너는 나를 가까이 하며, 내 거룩함을 드러내고 있느냐? 아니면 너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불을 들고 나아오고 있느냐?”

   오늘 우리는 그리스도의 피를 힘입어, 성령의 불에 의지하여, 말씀의 규례 안에서 예배하는 사람들입니다. 이 거룩의 길은 인간의 감정이나 방식이 아닌, 하나님께서 열어주신 길을 따라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단번에 온전한 제사를 드리신 참된 제사장이시며, 그분의 피로 우리에게 담대히 나아갈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오늘도 우리는 열심보다 방향을, 감정보다 말씀을, 자기 주장보다 하나님의 거룩을 선택해야 합니다. 이 새벽,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불만을 붙들고, 그분의 영광을 위하여 타오르는 제물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때 우리의 삶과 예배는 ‘다른 불’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친히 받으시는 거룩한 불로 드려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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