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검은불꽃

20260805 [역대상 9:17-27]
2026-08-05 00:10:06
광주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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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실함으로

“택함을 입어 문지기 된 자가 모두 이백열두명이니 이는 그들의 마을에서 그들의 계보대로 계수된 자요 다윗과 선견자 사무엘이 전에 세워서 이 직분을 맡긴지라” [역대상 9:22]

     역대상 9장에는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와 예루살렘에 다시 정착한 이들의 이름과 직분이 길게 이어집니다.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명단이지만, 이 안에는 무너진 삶의 폐허 속에서 예배를 다시 세우시는 하나님의 마음에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이 돌이키신 백성들에게 가장 먼저 요구하신 것은 화려한 외형의 재건이 아닌 '예배의 회복'이었습니다. 제사장과 레위인, 그리고 212명의 문지기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은 각자를 자기의 자리로 불러 모으셨습니다. 특히 눈에 띄지 않는 성전 문 앞을 지키던 문지기들에게 요구된 것은 대단한 능력이나 화려한 배경이 아닌, 오직 '신실함(아마나)'이었습니다. 한두 번의 열정이 아니라, 매일의 삶에서 흔들림 없이 자기 자리를 지켜내는 꾸준함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첫 왕 사울은 '왕'이라는 크고 화려한 자리에 있었지만 불신실함으로 무너졌고, 이름 없는 문지기들은 묵묵한 신실함으로 하나님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았습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의 눈에는 내가 서 있는 자리가 작고 보잘것없어 보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세우신 자리라면 그 어떤 자리도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자리에서 드리는 조용한 섬김과 새벽의 기도, 매일의 삶을 묵묵히 견뎌내는 신실함을 하나님은 모두 보고 계시며 기뻐하십니다. 오늘도 나를 그 자리에 세우신 하나님을 신뢰하며, 맡겨진 삶의 문지기로서 기쁨과 신실함으로 자리를 지켜내는 복된 하루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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