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앞에 마음을 정할 때
[에스라 7:10]
에스라가 여호와의 율법을 연구하여 준행하며 율례와 규례를 이스라엘에게 가르치기로 결심하였었더라
성전이 다시 세워졌다는 사실은 큰 기쁨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성전의 완공으로 백성을 향한 회복의 일을 마치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을 예배할 장소와 함께,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가는 백성이 세워져야 했기 때문입니다. 에스라 7장은 그 일을 위해 준비된 한 사람을 소개합니다.
에스라의 계보는 대제사장 아론까지 이어집니다. 나라가 무너지고 백성이 흩어졌어도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백성을 보존하셨습니다. 그 긴 이름의 기록 속에는 인간의 실패보다 깊은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담겨 있습니다. 백성이 하나님을 잊었던 때에도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약속을 잊지 않으셨습니다.
본문은 에스라의 지식과 준비를 인정하면서도, 그의 여정을 가능하게 한 분이 하나님이심을 반복해서 말합니다. 왕에게 필요한 허락을 받은 것도, 먼 길을 지나 예루살렘에 도착한 것도 하나님의 도우심 아래 이루어졌습니다. 에스라의 고백은 분명합니다. “하나님의 선한 손의 도우심을 입어.”
우리도 맡겨진 일을 위해 준비하고 애써야 합니다. 그러나 모든 결과를 자신의 힘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면 마음은 쉽게 지칩니다. 하나님의 선한 손을 의지한다는 것은 책임을 내려놓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감당하는 동안에도 하나님께서 나를 붙들고 계심을 믿는 것입니다.
그 믿음은 일이 원하는 대로 풀릴 때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기다림이 길어질 때, 기도한 것과 다른 길을 걸을 때에도 필요합니다. 우리는 형편만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판단하지 않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우리를 향한 사랑을 확증하셨기 때문입니다. 그 사랑 안에서 오늘 할 수 있는 순종을 시작합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을 입은 에스라는 말씀을 연구하고, 준행하며, 가르치기로 마음을 정했습니다. 그는 말씀을 아는 일과 말씀대로 사는 일을 떼어 놓지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일에 앞서 자신이 하나님의 말씀 아래 서기로 했습니다.
우리에게도 이런 결심이 필요합니다. 성경을 읽을 때 나에게 익숙한 말씀이라고 서둘러 지나가지 않는 것입니다. 나를 위로하는 구절뿐 아니라 나의 욕심과 불순종을 드러내는 말씀에도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말씀 앞에서 “저 사람이 들어야 할 말씀이다”라고 생각하기 전에 “제가 어떻게 순종해야 합니까?”라고 묻는 것입니다.
그 질문은 생활 속에서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일터에서 감추었던 사실을 정직하게 밝힐 수 있습니다. 교회에서 누군가를 평가하던 말을 멈추고, 그 사람을 위해 기도하며 필요한 도움을 건넬 수 있습니다. 이런 순종은 하나님의 사랑을 얻기 위한 노력이 아니라, 이미 받은 사랑에 대한 응답입니다.
또한 에스라는 자신만 말씀을 알고 사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공동체가 하나님의 뜻을 알고 함께 순종하기를 바랐습니다. 우리도 받은 말씀을 나눌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나눔에는 겸손이 필요합니다. 나 역시 배우고 순종하는 중이며, 날마다 용서가 필요한 사람임을 기억할 때 우리의 말은 다른 사람을 세우는 섬김이 됩니다.
오늘 말씀 한 구절을 천천히 읽어 보십시오. 그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 어떤 분이신지 살피고, 내가 순종할 행동 하나를 적어 보십시오. 오늘 안에 그것을 실천하고, 하루를 마칠 때 가족이나 믿음의 지체와 그 은혜를 나누어 보십시오.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말씀 앞에 자신을 내어 드리는 사람을 통해 가정과 교회를 세워 가십니다.
오늘 하루 하나님의 선한 손을 의지하며 말씀 한 구절을 깊이 묵상하고, 순종 한 가지를 실천하며, 받은 은혜로 곁에 있는 사람을 세우는 믿음으로 살아내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