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새벽기도회

20260819 [역대상 21:1-8]
2026-08-19 05:58:31
광주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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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를 세다가 은혜를 잊다

[역대상 21:8]
다윗이 하나님께 아뢰되 내가 이 일을 행함으로 큰 죄를 범하였나이다 이제 간구하옵나니 종의 죄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내가 심히 미련하게 행하였나이다 하니라

    다윗의 인생에서 역대상 21장은 매우 역설적인 자리에 놓여 있습니다. 17장에서 하나님은 다윗에게 그의 집과 왕조를 세우시겠다는 언약을 주셨고, 18장부터 20장까지 다윗은 블레셋과 모압과 아람과 암몬을 차례로 이깁니다. 성경은 그 승리의 이유를 분명하게 밝힙니다. “여호와께서 다윗이 어디로 가든지 이기게 하셨다.” 다윗의 힘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가 승리의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승리의 정점에서 다윗은 이스라엘의 숫자를 세도록 명령합니다. 인구를 조사하는 행위 자체가 언제나 죄인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번 계수에서 다윗이 확인하려 했던 것은 특히 “칼을 뺄 만한 자”의 숫자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승리를 누리던 왕이 어느 순간 자신에게 얼마나 많은 군사력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신앙의 위기는 어려울 때만 찾아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모든 것이 잘되고 있을 때 찾아올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했던 것을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의 능력과 경험과 성과라고 여기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 어느 순간 하나님을 대신하여 우리의 안전을 보장하기 시작합니다.
    우리에게도 숫자는 필요합니다. 재정도 살펴야 하고, 일의 결과도 평가해야 하며, 교회도 여러 통계를 확인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평안과 정체성의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내게 얼마나 있는가”가 아니라 “누가 이것을 내게 주셨는가”를 기억하는 것입니다.
    다윗의 위대함은 그가 실패하지 않았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8절에서 다윗은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을 때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가 큰 죄를 범하였나이다.” 그는 자신을 충동한 사탄에게 책임을 돌리지 않았고, 요압이나 상황을 탓하지도 않았습니다. 자신의 죄를 자신의 이름으로 고백했습니다.
    회개란 자신의 잘못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옳으시며 내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다시 하나님께 돌아가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의 삶을 돌아봅시다.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신 은혜보다 내가 이루어 놓은 것을 더 의지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누군가 나의 잘못을 지적할 때 가장 먼저 나를 방어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은혜의 사람은 넘어지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넘어졌을 때 하나님께 돌아가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다윗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주신 언약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 언약은 결국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소망 역시 자신의 완전함이 아니라 우리를 붙드시고 용서하시며 다시 세우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있습니다.
    오늘은 내가 가진 것을 세기보다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먼저 헤아려 보는 하루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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