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 안내 : 주현절, 주님수세주일, 산상변모주일
1. 교회력이란?
교회력은 예수님의 탄생, 생애, 죽음, 부활 및 재림 안에서 완성된 우리의 구원 역사를 매년 재현하는 것이다. 교회력은 그리스도인들의 신앙 성장과 교회 생활에 관한 주제들을 수세기를 걸쳐 발전시켜 온 소중한 기독교의 유산이다. 오늘날 교회에서 교회력의 절기를 되새기는 것은 예배와 예전의 강화를 통해 예수님 중심의 예배를 회복시켜 줄 뿐만 아니라 바른 신앙 형성에 도움을 줄 것이기에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교회력은 크게 부활주기와 성탄주기, 두 줄기로 나뉜다. 부활주기는 부활절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사순절-부활절-오순절 주기이다. 부활주기는 교회력의 중심으로 기독교의 핵심 진리인 예수님의 고난과 부활이라는 구속역사를 기념한다. 우리가 매주 주일을 지키는 것은 주일을 ‘작은 부활절’로 지키며,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고 구원의 기쁨과 감격을 누리는 삶을 매주 재현하는 것이다. 성탄주기는 성탄절을 중심으로 대림절-성탄절-주현절 주기이다. 교회력은 성탄주기로 시작되며, 성육신하여 이 땅에 오신 주님을 소망과 기쁨으로 기다린다. 이렇게 부활주기와 성탄주기로 이루어진 교회력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바로 그리스도 중심적(Christological) 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배를 드림에 있어 설교자나 찬양하는 자, 그 어떤 사람도 예배의 주인이 될 수 없으며, 절기를 지킴에 있어 성도들의 친교 행위, 행사, 발표 그리고 장식이 주가 될 수 없음을 반드시 기억해야할 것이다.
2. 주현절의 신학적 의미
주현절(epiphany)은 헬라어 epi(upon)와 phaino(show)가 합쳐진 말로서 나타남(appearance) 또는 현현(manifestation)이라는 뜻이 있다. 하나님의 성육신, 즉 보이는 형태로 나타나심, 혹은 통치자 하나님의 엄숙한 방문을 의미한다. 빛이 어둠 속에서 스스로를 나타내듯이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을 세상에 계시하셨기에, 주현절의 주요 이미지는 빛이고, ‘계시’, ‘현현’, ‘비추심’, ‘빛’, ‘영광’ 같은 단어들이 많이 사용된다.(마5:14) 사실 주현절은 초대교회에서 부활절, 오순절과 더불어 성탄보다 여겼고, 더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중요한 절기였다. 성탄절과 의미상 겹치는 부분이 있어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성탄주기에 포함되었고, 교회력에서는 대림절-성탄절-주현절을 지키며 본래의 의미를 담아내고 있다. 성탄이 예수님의 탄생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주현절은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성장하시고, 세례를 받으시고, 사역을 하시는 것까지 포함하는 내용까지 담고 있다.
3. 주현절기와 신앙적 적용
성탄절 후 1월 6일 주현절부터 사순절 전까지를 주현 절기로 지키며, 산상변모주일과 주님수세주일까지 포함한다. 2021년은 주현절 후 첫 번째 주일인 1월 10일이 주님수세주일이며, 2월 14일이 산상변모주일이다. 세상의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통해서 하나님의 영광의 빛을 보게 되는 그리스도인들이 역시 세상에 나아가 그리스도의 빛을 반사하는 역할을 해야 됨을 기억해야 하며, 이 절기 기간 동안 우리는 예수님의 공생애 기간 동안의 복음 사역을 깊이 묵상해야 한다. 예수님의 세례 받으심,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행한 일을 살펴보며 어두운 세상의 빛으로 오셨으며, 하나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본성을 더욱 확실히 깨닫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세상의 빛으로 살아가는 삶을 살아내려고 노력해야 한다.
4. 주님수세주일
예수님께서 세례 받으신 일을 기념하는 절기이다. 예수님의 세례는 하나님의 은혜를 통해 인류의 죄를 사하여 주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을 나타내기 위함이었다. 세례는 죄씻음을 넘어, 죄에 대하여 죽고, 의에 대하여 사는 그리스도인의 완전히 변화된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시작점이다. 세례식은 그리스도인이 죄사함을 받고 구원받았다는 표시이며, 이제 죄악된 세상의 것을 끊고, 예수 그리스도의 순결한 신부가 되어 살아가겠다고 결단의 의식이다. 신앙생활에 있어서 세례는 인생에 있어서 결혼만큼 중요한 것이다.
5. 산상변모주일
산상변모주일은 제자들과 함께 높은 산에 오르신 예수님의 모습이 변화된 사건을 기념하는 절기이다. 이 사건은 예수님께서 세상의 죄를 짊어지고 가기 위한 신적 권위를 지닌 하나님의 아들의 정체성을 더 확고히 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개혁교회는 재의 수요일 전 주일을 산상변모주일로 지킨다.
6. 산상상변모주일의 신학적 의미
제자들과 함께 높은 산에 오르신 후 갑자기 예수님의 얼굴이 해같이 빛났고 그 옷은 빛처럼 희어졌다는 공관복음서들(마태 17:1~9, 마가 9:2~8, 누가 9:28~36)의 증언은 너무도 드라마틱해서 오히려 예배와 설교 속에서 그 자리를 찾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 공관복음서 모두가 증언하는 이 사건을 예배 속으로 가져오려는 역사적인 노력들이 많이 있었고, 20세기 예배회복운동에 이르러서는 더욱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산상변모주일을 폐지하였던 개혁 전통에서도 적극적으로 성서정과에 반영하고 있는 추세이다.
베드로 후서 1장에서도 베드로가 자신이 직접 그 변형의 순간을 목격했다고 증언할 정도로 이것은 중요한 사건이다. 성경에 따르면 산상변모의 순간에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이 예수님이 세례를 받을 때에 하셨던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는 말씀과 동일한데,이는 세상의 죄를 짊어지고 가기 위한 하나님의 아들로서의 정체성을 더 확고히 하기 위함이다. 신적권위를 부여받은 자로서의 정체성이 다시 한 번 확인되면서 법과 예언을 완성하신 분으로 인정되기 시작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이 사건을 예수님 자신에게 일어난 "가장 위대한 기적"이라고 말하며,이것은 천국에서의 완벽한 삶을 보여주는 것이라고까지 하였다.
기독교 초기 교부들도 이 사건을 중요하게 다루었는데,오리겐은 이 사건을 목격했던 제자들이 부활 이후에야 증언했듯이 반드시 부활과 관련하여 그 빛 안에서 이해되어야함을 강조하였다. 4세기 사막의 교부들은 금욕적인 경건훈련을 잘 마치면 예수님의 산상변모 당시의 빛처럼 우리도 그 빛을 받을 것이라 했는데,이러한 사상이 비잔틴의 경건과 신비에 대한 이해에 영향을 미쳤다. 13세기 후반,동방교회는 고린도후서 3장 18절이 말하는 "성도들의 변모"가 하나님을 아는 참 지식을 통한 영적변화라고 설명하면서 예배와 설교의 자리에서 이 '변화'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메시지를 찾아내어 강조해왔다.
예배실의 환경은 주님의 영광의 광채를 반영하는 것이면 더욱 좋고,이 날의 예전 색상은 흰색이다. 성탄절과 주현절을 보내는 동안 “인간 예수”에게 집중되었던 것이,세상의 죄를 짊어지기 위해 “신적 권능을 입으신 예수님”에게 더 초점을 맞춘다. 이렇게 산상변모주일은 본격적인 사순절과 부활절 행보를 위한 준비단계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드라마적인 구성이 설교는 물론 기도나 찬양 등의 예배의 다른 요소들 속에서도 표현될 필요가 있다.
7. 예전 색상과 배너, 스톨
주현절, 주님수세주일, 산상변모주일의 예전 색깔은 흰색이며, 순결, 거룩함, 완전, 위엄, 즐거움의 색이다. 이는 예수님의 신성을 나타내는 색상이며, 성탄절이나 부활절과 같은 기쁜 축제와 그리스도의 생애 중 특별한 사건이 있을 때 사용한다. 우리 광주제일교회는 주현절[1월 6일, 육체를 입고 오신 예수님의 신적 능력과 정체성이 드러나는 것을 기념하는 절기]과 주님수세주일[주현절이 지난 첫 주일, 예수님의 세례 받으심을 기념하는 절기], 산상변모주일을 각각 상징하는 빛줄기, 물, 산을 합하여 배너와 스톨을 자체 제작(예배부 퀼트팀)하여 주현절부터 산상변모주일까지 설치, 착용한다다.
※배너: 설교단의 절기를 나타내는 드림천, 스톨: 목사의 목에 두르는 영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