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검은불꽃

20260416 [사무엘상 16:6-7]
2026-04-16 06:14:44
광주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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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보시는 사람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시되 그의 용모와 키를 보지 말라 내가 이미 그를 버렸노라 내가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 하시더라" [사무엘상 16:7]


   하루가 지나고 나서 마음을 돌아보면, 그날의 삶을 이끈 것이 무엇이었는지가 조금씩 드러납니다. 겉으로는 많은 일을 감당하며 살아낸 것 같아도, 실제로 마음을 움직인 것은 하나님보다 눈앞에 놓인 일들과 사람들의 반응이었음을 깨닫게 될 때가 있습니다. 누군가의 말에 마음이 올라갔다 내려가고, 작은 변화에도 평안이 흔들리며, 인정받으면 가벼워지고 그렇지 않으면 쉽게 무거워집니다. 그렇게 지나온 시간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삶을 흔드는 것은 언제나 큰 사건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시선이 머문 자리가 마음을 끌고 가고, 마음이 머문 자리가 삶의 방향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고백하면서도 정작 하나님보다 더 크게 자리 잡은 것들이 있었다는 사실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만, 동시에 다시 주님께로 돌아가게 하는 은혜의 시작이 되기도 합니다.

   사무엘도 하나님의 뜻을 따라 이새의 집에 섰지만, 엘리압을 마주하는 순간 그의 마음은 자연스럽게 기울었습니다. 보기에도 왕다운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판단은 무지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너무 익숙하고 너무 당연해 보이는 흐름 속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익숙한 판단을 멈추게 하십니다. “그의 용모와 키를 보지 말라.” 그리고 이어지는 말씀은 우리의 마음 깊은 곳을 조용히 흔듭니다.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 하나님께서 보시는 중심은 순간의 감정이나 겉으로 드러난 열심이 아닙니다. 삶이 어디에 기대어 서 있는지, 무엇을 더 두려워하고 무엇을 더 사랑하는지, 무엇이 있어야 비로소 안심하는지, 그 사람의 가장 깊은 방향을 하나님은 보십니다. 그래서 중심은 말보다 오래 남고, 겉모습보다 더 정직합니다. 사람의 눈은 쉽게 속을 수 있지만, 하나님 앞에서는 삶의 진짜 방향이 감추어지지 않습니다.

   이 말씀 앞에 머물다 보면, 마음은 조금씩 낮아지고 조용해집니다. 하나님 앞에 중심을 드린다는 것은 큰 결심을 반복해서 외치는 일이기보다, 하루의 평범한 자리에서 하나님을 더 크게 모시려는 태도에 가깝습니다. 하루를 시작하며 주님을 먼저 기억하는 마음, 사람을 대할 때 내 판단보다 하나님의 뜻을 먼저 헤아리려는 마음,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결과보다 하나님을 붙드는 마음, 아무도 보지 않는 자리에서 여전히 하나님 앞에 서 있으려는 마음이 결국 중심을 하나님께 드리는 삶이 됩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의 중심을 보고 계십니다. 드러난 모습보다 더 깊은 곳을 아시고, 흔들리는 마음보다 더 오래된 갈망을 아시며, 아직 완성되지 않은 삶 가운데서도 주님을 향한 작은 진실을 놓치지 않으십니다. 오늘 하루도 보이는 것보다 하나님을 더 의식하며, 사람의 평가보다 하나님의 시선을 더 무겁게 여기며, 중심을 하나님께 드리는 삶으로 걸어가시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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